진화심리학

자연 풍경을 보면 스트레스가 정말 줄어들까? (사바나 가설)

doandraw 2024. 8. 15. 16:57

최근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이에게 근처 자연 환경에 가서 조금 쉬다 오라고 하지 않는가.

바다를 보러 간다거나, 산 높은 곳에 올라 전망을 내려다본다거나.

바다 / 출처: unsplash

그런 방식이 정말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줄여줄까?

 

 

그에 대답은 '그렇다'.

Ulrich의 실험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자연 풍경 사진을 보여주자 생리적 고통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를 위해 오늘은 사바나 가설을 알아본다.

 

숲 속에서 눈을 떴다. 그런데 왼쪽에는 척박한 환경이,

오른쪽에는 개울도 있고 열매도 있으며 푸릇한 색물들이 자라고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을 향해 갈 것이며, 어떤 풍경이 아름답게 여겨지는가?

출처: ChatGPT 생성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쪽 환경을 택할 것이고,

그것은 사바나를 배회하던 우리의 조상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바나 가설

우리 조상들은 한 곳에 오랜 시간 정착하지 않고 머무는 곳을 바꿔가며 이동하는 생활을 했다.

그렇다면 어떤 곳을 머무를 정착지로 선택해야 했을까?

 

자원이 풍부한 환경은 선호하고 정착하도록 하는 반면,

자원이 부족하거나 생존에 위협이 되는 환경은 피하도록 하는 결정 규칙을 자연 선택이 선호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사바나가 이러한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

사바나 / 출처: 네이버 블로그

예를 들어 사바나는 비교적 고기를 얻을 수 있는 사냥감이 더 많았고,

채집할 수 있는 식물 자원도 더 많았다.

또한 넓게 트인 장소이면서도,

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고 피난처가 되어주는 사바나의 나무도 있었다.

 

사바나 가설을 지지하는 여러 결과들이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나무 형태에 따른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한 세 문화권의 사람들 모두 사바나에서 자라는 것과 비슷한 나무의 형태를 가장 선호했다.

이는 적당히 빽빽하고, 지면 근처에서 2개의 줄기로 갈라지는 분지구조(bifurcation)을 보이는 형태의 나무였다.

 

또, 자연 경관을 인공 경관에 비해 선호한다는는 여러 증거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주의회복이론을 주장한 카플란의 연구에서도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에 걸쳐 공통적으로 자연 환경을 더 선호함을 확인했다.

 

이처럼 문화권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결과들은 자연환경에 대한 진화한 선호를 알 수 있게 해주며,

풍경의 차이가 인간의 심리와 생리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서식지 선택 3단계

사바나 가설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오리안스와 히어와겐은

서식지 선택 3단계 과정을 제안함으로써 사바나 가설을 더욱 정교하게 확대했다.

조상들이 서식지를 선택할 때 삼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인데,

그 단계를 먼저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선택 → (2단계) 정보수집 → (3단계) 이용

 

1단계. 선택

그 환경을 처음 마주할 때 비교적 직관적으로 내리게 되는 결정이다.

이곳을 그저 지나칠 것인가, 아니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 때 조상들이 '선택' 과정에서 결정 기준이 되었던 감성은 현재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있다.

예를 들면 어떠한 위험이 닥쳤을 때 숨을 수 없는 너무나도 탁 트여 있는 공간은 적합하지 않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나무 한 그루 없는 드넓은 초원보다는, 나무 딱 한 그루라도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

또 꽉 막히고 밀폐된 환경도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완전히 좋은 예는 아니지만, 나무 딱 한 그루의 유무에 따라서도 사진에 대한 호감도가 온전히 달라진다. / 출처: ChatGPT 생성

 

2단계. 정보 수집

1단계에서 더 둘러보기로 결정한 곳이라면, 이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자원은 충분한지, 잠재적인 위험은 어떤지 등이다.

또한 몸을 숨길 수 있는 피난처가 있는지까지 이 단계에서 확인하게 된다. 

 

3단계. 이용

자원 등을 포함하여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이점을 충분히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오래 머물 것인가의 결정까지 이 단계에서 함께 내린다.

 

이 단계에서는 결정할 때의 시간 프레임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의 프레임은 날씨, 하루의 주기, 그리고 계절의 주기 등 이다.

 

하루의 주기의 예로는, 그림자가 길어지고 해가 지평선에 다가가며 붉은 색으로 변하는 노을.

하늘이 노을의 붉은 빛으로 변하면 임시 야영지를 빠르게 선택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느낀다.

당연히 노을에 대한 감성은 현대인도 강하게 가지고 있는데, 이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감성이다.

더 긴 시간의 프레임은 계절의 변화이다.

이러한 사바나 가설은 푸른 초목, 나무에 돋아오르는 싹 등과 같은 수확의 신호를 선호할 것이라 예측한다.

또한 꽃은 겨울동안 볼 수 없었던 채소와 열매가 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꽃에 대한 선호도의 원인도 알 수 있는 측면이다.

출처: unsplash


참고 문헌

Buss, D. M. (2012). Evolutionary psychology: The new science of the mind (4th ed., C. Lee, Trans.). Woongjin Think Big Co. (Original work published 2012)

OpenAI. (2024). ChatGPT (version 4.o) [Large language mo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