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두려움은 나쁜 감정인가? (두려움의 적응적 이유)

doandraw 2024. 8. 16. 21:58

두려움은 보편적인 감정이다. 또 다른 보편적인 감정. 즐거움.

즐거움은 긍정적 감정으로 느껴지는 반면 두려움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느끼지 않을수록 좋은 감정일까?

오늘 다루어볼 이야기에서는 두려움의 근본적 존재 이유를 들여다본다.

출처: Unsplash

두려움, 자연의 적대적인 힘으로부터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신호

적응의 관점에서 두려움의 존재 이유를 떠올려보면 이는 명백하다.

어떠한 위협을 피하도록 안내하는 명백한 생존 가치를 가진 감정이다.

이 때 사실 '피하도록'이라는 것은, 단순히 '도망가도록' 혹은 '회피하도록'이 아니다.

도망갈 수도 있고, 맞서 싸울 수도 있다. 

 

아이작 마크스(Isaac Marks)의 묘사에 따르면,

이러한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허리를 긴장시키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두려움은 공포증과는 구별된다.

공포증은 '실질적인 위험과 관계 없이' 나타나는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이 보호를 제공하는 6가지 방법

두려움은 위협의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감정이다.

그 해결 방법에는 6가지가 있다.

동작 멈추기, 도망, 싸움, 굴복 또는 양보, 공포(죽은 체), 기절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첫 번째 방어 태세는 동작을 멈추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기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If ~ then), 위협으로부터 도망칠 수도 있고, 맞서 싸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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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복 하거나 양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어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침팬지 사이에 알파 수컷에게 굴복함으로써 공격을 막는 것이다.

 

죽은 체(공포)를 하는 방법도 있다. 

포식 동물들은 잠재적 먹이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그런데 한참 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는 먹이에게 흥미를 잃을 때도 가끔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말한 5가지 방법은 다른 포유류 종에서도 볼 수 있는 행동인데,

기절을 통한 보호 방식은 인간에게서만 특별히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한다.

공격자에게 본인은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의식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두려움이 유발하는 생리적 반응

두려움은 행동을 뿐 아니라, 생리적 반응을 통해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1) 에피네프린 분비

두려움을 느끼면 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이는 부상 시에 혈액 수용체에 작용해서 혈액응고에 도움을 준다.

또한 이는 간에도 작용하는데,

싸우거나 혹은 달아나야 할 때 근육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2) 혈류

심장박동이 증가하며 혈류량이 많이짐으로써 혈액 순환이 증가한다.

혈액의 흐름 패턴 또한 변화하는데,

위에 가던 혈액이 근육 쪽으로 바뀐다.

위협에 처한 상황에서는 소화를 시키는 것보다 도망치거나 문제를 해결해서 생존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3) 호흡량 증가

호흡량 또한 증가하는데,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도 늘리고,

이산화탄소의 배출 속도도 빨라지도록 한다.


두려움 발달의 시작

우리가 지금 느끼는 두려움은 어렸을 때 

그러한 위험의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 시점에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Makrs,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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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개월, 거미를 알아보는 특수한 지각적 틀이 생긴다.

생후 6개월, 높은 곳,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난다.

생후 6개월은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시기인데, 

실제로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실험을 했을 때 실험용으로 제작한 시각적 절벽을 회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낮선 이에 대한 두려움은 낯선 여성보다는 낯선 남성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데,

역사적으로 낯선 여성보다는 낯선 남성의 경우가 훨씬 위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생후 9~13개월, 이 시기에 분리불안이 제일 많이 일어나고,

만 2살이 될 때에는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난다.

이 시기는 더 넓은 주변환경으로의 탐사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려움이 나타나는 시기는 적응 문제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이 경우에는 주로 생존을 위한 적응 문제다.

 

성별에 따른 두려움의 차이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나 상황이 성별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우에

두려움을 더 느낀다는 것을 관련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남성의 경우, 지위나 자원, 짝짓기 기회 등을 얻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을 성 선택이 선택하게 한 것이고,

여성의 경우에는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더 신중한 전략을 선택하게 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 문헌

Buss, D. M. (2012). Evolutionary psychology: The new science of the mind (4th ed., C. Lee, Trans.). Woongjin Think Big Co. (Original work published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