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

같은 선인데 왜 더 길어보일까? (착시효과의 신경학적 이유)

doandraw 2024. 10. 19. 23:35

오늘은 착시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 전에는 단순히 재미로 받아들였지만,
이러한 착시 또한 결국 뇌에서 일어나는 것으로서 이유를 알게되니 더 흥미로웠다.

 

오늘의 주제 - 착시효과의 신경학적 이유

출처: Unsplash

 

우선, 그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나의 뇌가 가지고 있는 지식간의 충돌에서  
지식이 이겼기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착시 효과를 주는 이미지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 뮐러-라이어 착시 그림일 것이다. 

뮐러-라이어 그림 / 출처: 인지심리학

 

이 그림에 두 선의 길이는 사실 같은데, 
각각의 화살표 방향 때문에 안쪽을 향하고 있는 화살표의 선(위 쪽 화살표)이 더 길어보인다. 
물론 모두가 두 선의 길이가 같다는 것도 알고 있을텐데도 그럼에도 길이 차이가 나보인다는 건 참 신기하다.

 

그럼, 왜 그럴까? 

why? / 출처: Unsplash

 

시각을 처리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를 떠올려보자.

반사된 빛이 눈으로 들어와 망막에 상이 맺힌다.

이 두 선(화살표를 제외한 선)은 망막에 같은 크기로 상이 맺힐 것이다.

그렇게 망막에 맺힌 상의 정보는 bottom-up의 단계를 거쳐 일차시각피질을 똑같은 방식으로 활성화 시킨다. 


그런데 이때 착시가 발생하는 정보의 충돌은 top-down 정보와의 충돌이다.

top-down 경로는 전두엽에서 우리가 미리 알고 있는 정보가 내려오는 과정이다.

우리가 미리 알고 있는 정보란,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물이 삼차원 공간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와 같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 

우리가 이미 지니고 있는 가정이다. 

 

- bottom-up 경로: 망막 → 일차시각피질 정보
- top-down 경로: 전두엽에서 내려오는 정보

 

이 top-down 경로에서의 정보는 눈에서 들어온 bottom-up 경로에서의 정보를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top-down 경로에서의 정보는 길고 긴 진화 과정 동안 선택되어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정보는 시각적 세계에 대한 강한 가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top-down 경로에서 보내는 정보

그렇다면, 이 뮐러-라이어 착시 그림에서 top-down 경로가 

대체 어떤 정보를 보내기에 이러한 착시가 발생하는 것 일까? 

 

이미지를 세로로 돌려보면 알 수 있다. 

세로로 돌린 뮐러-라이어 그림 / 출처: 인지심리학

 

모이고 있는 화살표(왼쪽 화살표)의 형태는 세로로 돌려보면 마치 내부에서 방의 모서리를 보는 것과 같다.

반면 밖을 향하고 있는 화살표(오른쪽 화살표)의 형태는 외부에서 건물의 바깥 모서리를 보는 것 같다.

 

내부 방 모서리 - 모서리는 현재 나에게 가장 멀리있는 선, 외부 건물 모서리 - 모서리는 현재 나에게 가장 가까이있는 선 / 출처: Unsplash

 

그렇게 보았을 때, 왼쪽의 그림에서 선은 나를 기준으로 가장 먼 곳이고,

오른쪽의 그림에서의 선은 나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쪽이다.

 

이와 같은 top-down 경로의 원근법과 거리에 관한 정보가 우세한 영향을 미치 착시 효과를 느끼게 된 것이다.

이 가정이란, 

첫째, 더 가까이에 있는 물체가 더 크게 보이며, 망막에서 더 큰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 

둘째, 똑같은 물체는 멀고 가깝고에 관계없이 일정한 크기라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왼쪽 선은 먼 곳에 있음에도 있음에도 오른쪽 선과 같은 길이로 보인다는 것은,

왼쪽 선이 매우 길다고 우리 뇌는 추론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왼쪽 선을 더 길게 보게 되는 것이다.


참고 문헌

존 폴 민다. (2023). 인지심리학.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