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가 피치못할 사고를 앞 둔 상황에서,
마주한 이 상황이 윤리적 딜레마의 상황일 때 더 큰 문제가 된다.
사고 일촉즉발의 상황, 아이와 노인 중 한 명과는 어쩔 수 없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해야 한다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양자의 기대수명에 따라, 노인을 향해야 한다면
노인에 대한 생명 존엄성은 그저 무시되어도 되는 것인가?
딜레마 (dilemma)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딜레마의 상황에는 항상 모든 선택지가 불리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에 문제가 된다.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 분야에도 딜레마가 존재한다.
요즘 공부하고 있는 책인 『디자인 딜레마』(윤재영 저)에서는 디자인이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를 설명한다.
오늘은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글로 정리하려고 한다.
디자인 분야에 특히 딜레마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기업의 이익 vs. 소비자의 심리적, 생리적 안전이 대립하는 경우 발생한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은 기업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며 공공 디자인의 분야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기업의 이익과 사용자의 안전이 대립되는 딜레마의 경우는 주로 기업의 디자인에서 발생하는 듯 하다.
물론 공공 디자인에서도 딜레마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 때 대립되는 것은 주로 기능성 vs. 미학성, 지속 가능성 vs. 사용 편의성 등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읽고 있는 내용 중에서도,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그리고 내가 평소에도 더 알아보고 싶었던 주제들을 하나씩 다루어보고자 한다.
오늘 다루어볼 주제는 다음과 같다.
새치기가 정당화되는 디자인
놀이동산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 2가지.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신나는 표정과 함성소리,
그리고 그 밑에서 끝이 어디인지 모를 긴 대기줄이다.
그런데 줄 서지 않고 그냥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프리미엄 패스를 구매한 사람들이다.
몇 몇의 놀이기구를 대기 없이 바로 탈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이처럼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조건인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다.
이 경우 시간만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인간이라는 같은 종이 가지고 있는 생리적 조건마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의 신체적 지침이나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부정적인 느낌까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므로.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여럿 있다.
본 책에서 소개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호텔에서 돈을 더 낸 사람은 더 빠르게 체크인할 수 있으며,
비행기 일등석을 구매한 사람은 공항에서 더 빠르게 티켓을 발권받는다.
또, 웹툰 서비스에서 돈을 낸 사람은 다음 편을 미리 볼 수 있으며,
유튜브에서 유료 결제하면 광고를 보지 않고 더 빨리 영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앞선 대기없이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보다 논란이 적다고 한다.
또 비슷한 상황이지만 논란에 휩싸인 경우도 있었다.
출범 후 화재를 모았던 토스뱅크에서는 계좌 개설에 대한 대기 번호를 부여했는데,
친구를 초대하면 대기 번호의 등수를 앞당겨 주는 것이다.
하지만 친구를 초대하지 않고 순번이 밀린 이용자들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크게 느꼈다.
이처럼 유사한 상황인 것 같으면서도 미묘한 서비스 구조의 차이로
사용자의 감정이 확연히 다른 것은 어떤 구조일까?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공통되고 한정적인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공통되고 한정적인 자원을 나누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의 생각을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정리해보았다.
1. 기본적으로, 공통되고 한정적인 자원을 공통 규범 외의 방식으로 가져갈 때, 부정적 감정을 느낌 (빼앗긴다는 느낌)
2. IF 공통된 자원이 아니라면, 타인이 자원(돈, 노력)을 더 소비해서 추가적인 서비스를 받게 되면 합당하다고 느낌
(Ex. 놀이기구에 프리미엄 패스의 지정 좌석과 일반 좌석이 구분되어 있는 경우에는 불만이 덜할 것)
(Ex. 비행기에 일등석의 지정 좌석과, 일반 좌석이 따로 있는 경우이므로 불만이 없는 것)
3. IF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면,
(Ex. 웹툰이나 유튜브 등을 돈을 낸 경우 더 빨리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웹툰, 유튜브는 한정된 자원이 아님. 타인이 먼저 본다고 해서 나의 순위가 뒤로 밀리는 것이 아님.)
4. (공통된 자원일 때) 시간적, 공간적 거리감
4-1) 공통된 자원일 때에도,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에는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음.
(Ex. 택시 앱에서 돈을 더 내면 빨리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경우, 한정된 택시의 수에서 돈을 더 낸 사람이 택시를 더 빨리 배차받아 나의 순서가 늦어지더라도, 그것이 본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지 않음.)
4-2) 공통된 자원일 때, 시각적으로 보일 때에는 부정적 감정이 느껴짐
(Ex. 토스뱅크에는 나의 대기순서가 숫자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이 느껴짐)
딜레마 상황이 수반되는 디자인이라면,
딜레마 라는 단어의 뜻처럼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상황에서 설계자의 주의가 더 필요하다.
그러한 상황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며 구조적으로 접근하여
선택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윤재영. (2024). 디자인 딜레마.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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